오늘은 날씨가 흐리고 진눈깨비가 흩날리는 하루였다. 창밖을 보면 회색빛 하늘 아래로 작은 눈 결정들이 부서지듯 떨어졌다. 이런 날씨에는 괜히 마음까지 차분해지는 기분이다.
다행히 오늘은 일찍 퇴근했다. 바쁜 일정이 없었던 덕분에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거리에는 두꺼운 외투를 여민 사람들이 바삐 걸음을 옮겼고, 간간이 우산을 쓴 채로 발걸음을 늦추는 모습도 보였다.
점심으로 집 앞에서 분짜를 먹었는데, 매우 좋았다. 쌀국수와 고기, 신선한 채소가 어우러진 조화로운 맛이 인상적이었다. 따뜻한 국물과 새콤한 소스가 몸을 녹여주어 흐린 날씨에도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오늘은 특별한 계획 없이 조용히 보내려고 한다.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정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때때로 이렇게 차분한 하루가 주어지면,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것 같다.